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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꿋꿋한 여자 장례지도사 이향미입니다
2010-05-04 23:55:41
지도사 조회수 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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꿋꿋한 여자 장례지도사 이향미입니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염해 주던 여자 장례지도사, 천사를 만난 것 같았다.


22살 때 ‘장례지도사’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사실 ‘장례지도사’라는 명칭도 몰랐습니다. 그냥 시신을 깨끗하게 수습하는 사람이라는 정도였습니다. 여자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못한 채 남자친구들에게 ‘돈 많이 번다’더라 하면서 이야기 한 적은 있었습니다. 그러다 23살 가을 1년 6개월 동안 폐암으로 투병 중이시던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그때 저희 아버지를 염해 주시던 분 가운데 한 분이 여자분이었죠. 제 또래로 보이는 여자분이 아버지를 닦아드리는 모습이 그 당시 저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마치 천사가 내려온 것만 같았어요. 1년 뒤, 그 여자 장례지도사분을 수소문 끝에 다시 만나게 되었고 그 인연으로 장례지도사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가족과 교수님들까지 만류했지만 지금은 든든한 지원군!


처음부터 제가 장례지도사가 되는 것을 반겨준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가족들도 그랬고, 또 다니던 학교를 휴학하고 장례지도학과로 진학하려고 하자, 교수님들까지 말렸습니다. 그런데 장례지도사가 되기로 마음먹은 동기를 이야기하면 다들 이해해주었습니다. 이 일은 아무것도 할 줄 모르고 희망도 없었던 저에게 아버지께서 마지막으로 가르쳐주신 선물 같았거든요. 지금은 다들 저의 든든한 지원군입니다. 이 일로 인해 예를 알게 되고 다른 사람을 더 배려하게 되었다고 어머니는 많이 좋아하십니다. 처음 만나는 이들에게 제 직업을 애기하면 당황하기도 합니다. 한번은 제 옆에 있던 남자분이 제가 장례지도사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대각선 끝으로 도망가시더군요. 그땐 마음이 안 좋았지만 제 자신이 이 직업에 대해서 더욱 당당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 여자 장례지도사라는 편견에 인사도 안 받던 고객, 눈 오는 날 우산 씌워줘


제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건 제가 일하면서 보람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저 뿐만이 아닌 모든 장례지도사는 매번 보람을 느끼고 감동을 받고 자랑스럽다고 느낄 거라고 생각해요. 한번은 입관 중에 너무 야위신 고인 분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암으로 돌아가신 분이시라 아버지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을 억지로 참으면서 입관을 마쳤어요. 입관을 마치고 나서 나이가 어린 고인의 손자 분이 저에게 다가오는 거에요. 그리고 "누나, 울고 싶어요? 내가 먹으려고 아껴둔 건데 이거 먹고 울지 마요." 하고 말하더라고요. 그리고 주머니에 있던 초콜릿과 음료수를 제게 건네 주었습니다. 혼자만 먹으라면서요. 또 한번은 고인의 가족 분들이 저를 마음에 안 들어 하셨어요. 특히 고인의 따님은 제 인사도 안 받아주고, 말 한 마디 안 하셨어요. 제가 나이도 어려 보이고, 여자라 더욱 그랬던 거 같아요. 그런데 마지막 장지에서 눈이 많이 왔어요. 눈을 맞으면서 이리 저리 다니다 잠깐 손이 얼어서 서 있는데 그 따님이 말없이 오더니 우산을 씌워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3일 동안 아가씨덕분에 장례를 잘 치렀어요. 정말 고마워요" 라고 말씀하셨어요. 이런 말을 듣는 건 진짜 돈으로 가치를 따질 수 없는 기쁨입니다. 제가 오히려 더 감사 드려요.

 

 

출퇴근 시간 정해지지 않고, 밥 먹고, 화장실 가는 시간이 쉬는 시간의 전부,

그래도 마지막 존엄성을 위해 달린다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긴 해도, 장례의 특성상 출퇴근 시간이나 쉬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장례의전을 하는 동안에 잠도 부족하고요. 하지만 아무리 돌아가신 분이라도 마지막까지 사람으로서의 존엄성은 살아있다고 생각합니다. 살아오면서 마지막으로 그 존엄성을 지켜주는 것이 저희 장례지도사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이 배우고 노력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이론부터 현장에서의 활동까지 전부 다 공부하고 싶어요. 여자라는 편견을 이겨내고 마지막까지 예를 다하는 장례지도사가 되고 싶습니다.

 

저희는 장례의전에서 만난 고객 분들에게 “또 다시 뵙겠습니다”라는 말을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향미”라는 이름을 기억해주고 힘든 일이 생겼을 때 믿고 찾아주실 수 있는 장례지도사가 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들께 장례지도사의 이야기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이 지면을 빌어서는 말할 수 있겠죠.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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