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뉴저지서 90대 한인 여성 시신 바뀌어

한 여성 노인의 장례식이 교회에서 끝난 후 입관식이 진행됐다. 관이 무덤으로 내려가고 모든 것이 제대로 진행되는 것 같던 입관식에 장례지도사가 끼어들었다. 그는 관을 꺼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신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미국 뉴저지주에서 거주하는 한인 노인의 시신이 바뀌어 장례가 치러져 유족이 장례식장과 장례지도사 등을 상대로 5000만 달러(약 660억 원)의 소송을 걸었다.

27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와 뉴저지12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고(故) 김경자(93)씨 유족은 모친의 관에 다른 여성의 시신을 바꿔 넣은 장례식장과 장례지도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김 씨가 별세하자 유족은 해당 장례식장에 김 씨의 시신을 안치했다.

한국식으로 3일장을 치른 유족은 뉴저지 레오니아의 한 교회에서 장례 예배를 진행하기 위해 김 씨의 관을 열었으나 생소한 점을 발견했다.

김 씨의 세 자녀 중 딸 김금미 씨는 “엄마의 관을 열고 ‘이 사람은 우리 엄마가 아니라 훨씬 어리게 생겼다’라고 말했다”면서 장례지도사 등에게 이 사실을 말했지만, 직원들은 ‘김 씨가 맞다’면서 유족을 안심시켰다.

미국은 장례시 엠바밍을 한다. 엠바밍이란 시신을 방부 처리하고, 화장 등을 통해 유족의 심리적 위안과 고통을 줄여주는 기술이다.

유족은 엠바밍 된 모친이 평소와 조금 다르게 보인다고 생각하고 묘지로 이동했으나 장례지도사가 하관 작업이 끝난 후 “혹시 이분이 모친이냐”고 김 씨의 사진을 내밀었다.

전후 사정을 파악해보니 성이 같다는 이유로 다른 여성(김화자 씨)의 시신을 혼동해 김경자 씨의 관에 넣었던 것이다. 큰 충격을 받은 딸 김금미 씨는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

결국 시신을 되찾긴 했지만 유족은 큰 충격을 받고 장례식장과 장례지도사를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제기했다.

유족은 “소송에서 승소하면 받은 돈은 어머니가 다녔던 교회에게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시신 혼동 장례는 국내에서도 종종 일어나는 일이라 이목이 쏠린다. 다만 한국에서는 수십~수백억 원 대의 소송으로까지 번지지 않고, 장례식장이 사과를 하는 선에서 사건이 종료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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