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들, 신성장 산업 찾기 위해 안간힘

상조회사의 자본금을 3억 원에서 15억 원으로 증액하는 할부거래법 시행을 불과 1년 여 앞으로 남겨둔 지금 상조시장 지형도가 급속도로 재편되고 있다. 상위권 업체의 약진은 이어지고 있지만 하위권 업체들은 여지없이 몰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는 올해 6월 자료를 분석해 제출한 상조회사 174곳을 조사해 내놓은 '2017년 상반기 선불식 할부거래업 주요 정보 공개'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상조업체 가입자는 483만 명이며, 선수금 규모는 4조2285억 원이었다. 상조업체의 수는 지난해보다 11개 줄었지만 회원은 45만 명이나 늘었다.

특히 상조업체의 수는 2016년에 200개 이하로 줄어든 이후에 2017년 6월 현재 176개까지 쪼그라들었다. 시장의 추세로 보아 앞으로 영세업체가 몇개나 문 닫을지는 누구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야말로 시련의 계절이다.

업체 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상조업계의 총 자산은 오히려 증가했다. 3조9702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3329억 원이 늘었다. 자산대비 부채비율은 111.6%로 지난해보다 개선됐고, 지급여력은 90%로 증가해 부실위험도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고객으로부터 받은 선수금은 1500억 원 늘어난 4조2285억 원이었다. 이 중 절반 가량인 2조1376억 원이 공제조합 및 은행 등 기관에 지급 보증으로 잡혀있다(하지만 적어도 선수금에 대한 공식수치를 믿는 업계 사람은 없다).

업계 관계자들은 상조업계의 성장이 멈추고, 큰 폭으로 지형이 바뀌고 있다고 진단한다.

영세업체는 경영 악화로 문을 닫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대형 업체는 더욱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개월 동안에만 21곳이 간판을 내렸다. 회원 유치가 잘 안 되니 더욱 공격적인 회원 유치에 나서고, 이 때문에 과도한 경쟁이 벌어져 수익성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올해 폐업한 업체들도 면면을 살펴보면 중소업체들이었다.

자료를 살펴보면 선수금을 100억원 이상 보유한 대형 상조회사는 회원이 50만명 증가했고, 선수금은 1853억 원이 늘었다. 가입자가 5만 명 이상인 업체는 23곳으로 전체 13.1%에 달했다. 23개 업체에 가입된 회원만 398만명이다. 전체 회원 438만 명의 82.4%가 상위 23개 업체에 집중돼 있다.

이처럼 급속도로 상조시장의 질서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업체들은 어떤 방법으로 난관을 타개하고 있을까.

2016년에는 줄기세포 보관과 크루즈 여행이 대히트를 치며 상조시장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에이플러스라이프에서 시작한 줄기세포 보관 상품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수익 상품으로 떠올랐다. 크루즈 여행은 '부모님 효도 관광'이라는 명분으로 인기리에 팔려 나가고 있다. 람상조, 부모사랑상조 등이 크루즈여행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결합상품으로 돌파구를 찾은 업체도 있다. 대명라이프웨이는 국내 유명 전자업체와 제휴를 맺고 전자제품을 상조상품과 결합판매해 재미를 보고 있다. 대명은 전국의 콘도지점과 제휴된 멤버십으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상조업체들이 상조·장례 분야에만 머물지 않고 타 사업으로 보폭을 넓히면서 신성장 사업 찾기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상조장례뉴스 김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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