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장림 조성 어려움에 ‘골치’…사설은 사용료, 3~10배 달해

지난해 5월 별세한 LG그룹 구본무 전 회장의 수목장(樹木葬) 이후 수목장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급증했다.

굴지의 대기업 총수가 소탈하게 자연으로 돌아갔다는 소식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실제로 구 전 회장의 수목장 이후 국내 주요 수목장림에는 수목장 문의가 쇄도하기도 했다. 정부도 수목장림 요건 제한을 낮추고 수목장림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수목장림 조성은 어렵다. '혐오시설'이라는 낙인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화장률은 2000년 33.7%에서 2018년 84.6%로 급증했다. 매장 문화가 화장 문화로 완전히 바뀐 것이다.

화장 후 선호하는 장법으로 수목장 등 자연장이 45.4%로 가장 높았고, 봉안당(39.8%), 매장(12.6%) 등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사람들의 선호와는 다르게 화장 후 70.6%가 봉안시설 안치로 장례식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실적으로 자연장을 이용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습니다.

수목장림 부족과 가격 부담이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수목장림은 전국에 87곳이 있다. 하지만 이 중 6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게다가 집안이나 개인 소유 등을 제외하면 누구나 접근 가능한 시설은 36곳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높은 곳은 5곳에 불과한 형편이다.

시장 가격이 형성돼있지 않아 국유를 제외한 수목장림 사용료는 널뛰기를 뛴다. 산림청이 경기 양평에 운영 중인 하늘숲추모원의 경우 가족목(유골 3위) 1년 사용료는 14만 7000~15만 5000원이며 공동목(유골 1위)은 4만 7400~4만900원이다.

하지만 사설 수목장림 사용료는 국립에 비해 적게는 3배에서 많게는 10배 정도까지 뛰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사설 수목장림은 운영 미비로 유족들의 원성을 사기도 한다. 서울에 사는 A씨는 부모님을 사설 수목장림에 모셨다가 사설 수목장림이 급작스레 문을 닫는 바람에 망연자실 했다. 체계적으로 관리가 되지 않으니 유족들이 믿고 맡길 수가 없는 것이다.

정부가 수목장림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수목장림이 '혐오시설'이라는 인식 때문에 새로 조성하기가 힘들다. 산림청은 충남 서천에 제2 국립수목장림 조성을 추진했다가 쓴맛을 보고, 결국 충남 보령으로 터를 옮겨 2022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목장림 조성에도 당근이 주어져야 해당 지역 주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많은 인센티브를 부여해 해당 지역 주민을 우선 고용하고, 수목장림 수익으로 지역 기반 시설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수목장림 조성이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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