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각자 자기 자리서 임무수행 충실하면 사고 줄어들 것"

시신 뒤바뀌고, 뒤바뀐 채 화장도
시신 운구 중 관 놓쳐 유족 두번 상처
부주의로 인한 사고 다반사

#1 최근 아이를 떠나보낸 A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아이의 장례 과정에서 관을 든 승화원 관계자들이 이동 중 관을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A씨와 유족들은 이 사고로 더 큰 슬픔을 느꼈고, 관계자들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A씨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할 것을 요구했고, 승화원 관계자들은 A씨의 요구대로 사과문을 올려야 했다.
#2 B씨는 부친이 숨진 후 화장을 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실수로 시신이 뒤바뀌어 엉뚱한 사람을 화장한 것이 뒤늦게 드러났다. B씨는 뒤늦게 부친의 시신을 돌려달라고 국과수에 요청했지만 부친의 시신은 이미 다른 유족들이 화장한 뒤였다. B씨는 장례식 과정에서 두번 울었다.
장례식 과정에서 사고가 빈발해 유족들이 두번 울고 있다. 시신이 뒤바뀌는 건 다반사이고, 심지어 바뀐 채로 화장을 하는 경우도 있다. 관을 운반하는 도중에 관을 놓쳐 시신이 훼손되거나 심지어는 장례식 차량행렬에 교통사고가 나 유족들이 크게 상심하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사고들은 모두 부주의에서 일어나는 사고라고 할 수 있다. 상(喪)을 당하면 깊은 슬픔에 빠져 경황이 없어지고 이성적 판단력이 흐려지기 마련이다.
위에서 언급된 시신 뒤바뀜 사건만 하더라도 유족들이 얼굴을 확인할 경우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워낙 슬픔에 젖어있다보니 고인의 얼굴인지 아닌지도 모를 정도로 판단력이 흐려진 것이다. 이는 인지상정이라 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전문가들의 자세다. 특히 국과수는 부검 의뢰를 자주 받기 때문에 시신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고인의 사망원인 등을 밝혀내기 위해 경찰이나 유족들이 마지막으로 두드리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에 국과수는 심혈을 기울여 시신 관리에 신경써야 함에도 시신에 붙은 숫자 태그(tag)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시신이 바뀌는 황당한 사고도 간혹 발생한다.
장례식장 관계자들이 각별히 고인을 예우해야함은 당연지사다. 유족들에게 예의를 다하기 위해서라도 성심성의껏 고인을 대해야 한다. 그런데 프로의식을 잊은 일부 장례식장 관계자들 때문에 유족들이 두번 울고 있다. 앞서 언급한 관을 놓치는 사고는 어쩌면 사소한 일이다. 장례식장 내부에서도 시신이 뒤바뀌는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전문가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바만 성실히 이행해도 장례식 중 사고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장례업계 한 전문가는 "문서 확인 작업만 제대로 해도 장례식 중 일어나는 사고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면서 "제각기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면 부주의로 인한 사고는 근절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조장례뉴스 김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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